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쿨한 여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11.18 [에세이] 쿨한 사랑을 하고픈 강아지형 여자들에게

| More
 

언제부터인가 '쿨!' 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퍼졌다.

이때부터다.
가슴 뜨거운 여자들이 힘들어진 것이.
미련 많고 질퍽이는 '짐짝'이 되버린 것이.

10년 전만해도 달랐다. 그 시절 30대 남자들은,
맞벌이를 쪽팔려 했다. 그리고 그들은,
독립적이고 (드세고) 돈 잘 버는 (남자의 벌이를 숨기고 싶은) 여자보다
사랑스럽고 (내가 잘 컨트롤 할 수 있고) 현명한(사회 생활은 안했어도
세상물정은 잘 파악하는) 여자를 선호했다.
그래서 그들은 가슴 따뜻한 여자들을 좋아했다.
그녀들은 쏘 쿨! 하진 못했지만 일생을 바쳐 자신을 뒷바라지 해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대는 변했고 나는 그런 고전적인 여자와 쿨한 여자의 사이에서 나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했다.

어릴적 내가 보아온 성인 여자들은 가족을 품고 희생도 하며 따뜻하지만 정작 그들의 삶 속에서
상실감을 느끼는 사람들이었고
어른이 된 후 내게 요구된 여성상은
독립적이고 경제적 능력도 있으며 똑 부러지는 쿨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일명 고양이 같은 여자랄까?



성장은 고전적으로, 자아확립은 현대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하는 즈음에서, 나는 혼란기를 겪었다.
젠장, 이미 마음은 뜨끈해져버린 것이다. 내친 김에 신파극도 찍어버렸다. 극의 마무리에서 내가 배운 것은,


<좋아도 많이 표현하면 안되고, 안심할 때가 최고로 긴장할 때며,
백 마디 사랑한다는 말도 헤어지자는 말 한 마디에 무기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자가 불쌍했다.
죽도록 사랑해서 죽도록 표현하면 죽도록 슬프게 실연당하는 여자가.
죽도록 사랑한다고 죽자살자 매달리면 끝내 원하는 여자를 쟁취해버리는 남자가 얄미웠다.
잡은 물고기한테 떡밥 안 준다는 시쳇말에 왠지 죽었다 깨어나도 나는 물고기를 낚는 어부는 못 될 것 같아서.
그래서 나는 이왕이면 멋진 어부에게 잡히기 위해 '연애고수'들을 따라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밀고 당기는 것인가?
이렇게 하는 것이 쿨한 것일까?

이리 저리 연습하며 얻은 것은 '나한테 정신을 쏙 빼게 할 테크닉'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했을 때 보다 더 깊은 상처였다.
소유하고자 했던 것이 끝까지 내 것이 되지 않았을 때의 허탈감, 배신감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쿨한 여성은 타고 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미 쿨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하지만 쿨해지려는 순간 이미 마음과 행동이 따로 노는 괴로움을 감당해야 한다.

분명 연애에는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다. 쿨한 것도 필요하다. 이미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 할지라도 되도 않는 쿨한 척은 말리고 싶다.
머리로 연인을 소유하려는 노력이 그만큼 커다란 사랑으로 다가오지 않기에.
마음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기에.

사랑이 어떻게 쿨할 수 있는가.
사랑이 어떻게 한 줄기로만 뻗어간단 말인가.

잔 가지 다 치고 뿌리째 뽑았다고 생각해도 불쑥 불어대는 바람 한 줄기에도
꽃씨를 날려 새 싹을 틔울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것이 사랑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내 눈을 몽땅 가리고 그/그녀의 단점까지 모른척하며 지내지 않나.

질퍽이는 사랑이 미련해 보일지라도 상대에게 끈적임을 남기고
뜨거운 사랑이 타오르면 남는 건 재뿐, 후회는 없는 것이다.

쿨한 사랑이 쿨하게 끝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티아이피
<포스팅이 유익하시면 <베스트 북마크>를 추천&구독해주세요! 많은 힘이 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